<인권오름 제 243호 2011년 03월 23일 류은숙(인권연구소'창' 연구활동가)>

 

<이라크 전쟁 8년을 돌아보며-사담을 무너뜨리고 인민을 해방시키기 위해 미국이 이라크에 간지 8년, 상황은 이전보다 더 악화됐다>는 미국의 평화를 위한 여성들(CODEPINK)의 공동설립자인 메디아 벤자민이 또다른 프리랜서 언론인 찰스 데이비스와 함께 쓴 글이다. 출처는 알자지라 영문판 2011년 3월 21일자이다.[역자주]

대량학살무기도 없었고 9․11에 관련되지도 않았던 나라인 이라크를 침공한지 8주년이다. 이라크 침공은 우리 국가를 사수하고 이라크 인민을 해방시킨다고 미국 대중에게 선전됐다. 폴 울포위츠 미 국방차관은 우리 군인들이 해방자로 환영받을 것이며 이라크의 석유로 벌어들이는 돈이 재건비용을 치룰 것이라 말했다. 딕 체니 부통령은 군사 작전이 “몇 달이 아닌 몇 주”일 것이라 했고, 켄 아델만 국방차관보는 “이라크를 해방시키는 것은 스탭댄스처럼 쉬운 일이 될 것”이라 예견했다. 8년이 지났고, 그 “스탭댄스”를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4,400명의 미군을 잃다

4,4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이라크 침공과 점령의 결과로 죽었다. 이 숫자는 9․11로 죽은 3천 명 이상이다. 32,000명 이상의 미군이 심각하게 다쳐서 대다수가 현대 의학의 기적 탓으로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진실의 절반조차 말하고 있지 못하다. 스탠포드 대학과 해군대학원 연구자들은 뒤늦게 나타나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대해 검토했고 그 결과 2023년까지 이라크 참전 군인 중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 35%나 치솟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전투로 죽은 군인보다 더 많은 군인이 자살했다. 살인을 요구받는 것, 그리고 친구가 살해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에 대한 예견가능한 인간의 대응이자 비극이 자살이다.

국가의 파산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 스티글리츠와 하버드 대학의 린다 빌머스는 이라크 전쟁 비용을 3조 달러로 계산했다. 이것은 부시 행정부가 처음 침공을 말했을 때 비용의 60배이다. 망연자실케 하는 수치임에도 스티글리츠와 빌머스는 지금은 자신들의 추정이 “너무 낮았다”고 말한다. 지난 가을에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최신정보에서, 그들은 전쟁이 연방 부채를 부채질했을 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추락에 기여한 석유가격의 폭동을 부채질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가우선순위프로젝트(NPP)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이라크를 파괴하는 데 쓴 돈은 1천2백5십만 명의 교사에게 연간 봉급을 주거나 1억6천7백만 미국인에게 연간건강보장비용으로 쓸 수 있는 돈이다. 선출된 공무원들이 우리 국가가 파산했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들에게 전쟁에 쓴 우리돈을 국내로 가져오라고 말해야만 한다.

수십만 이라크인의 사망

이라크의 “스탭댄스”로 가장 고통받은 사람들은 다름아닌 이라크 시민들이다. 해방행위이자 제프리 골드버그같은 선전관이 “심오한 도덕성”이라 선전한 침공에 대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해방되고 있던 사람들의 엄청난 수를 살해하는 것으로 확실히 처리했다. 이라크바디카운트(희생자들의 사망수를 헤아리는 이라크 민간단체)에 따르면 적어도 99,900건의 폭력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이 미국이 주도한 침공의 직접적인 결과로 발생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침공으로 인한 대규모 사망 수를 축소하는 경향의 서구 언론에 보도된 사망에 크게 의존한 극히 보수적인 추정이다. 위키리스크가 지난 10월에 폭로했듯이, 미국 정부는 15,000명 이상의 이라크 시민에 대한 폭력적 살해를 덮었다. 이것은 그 당시 이라크바디카운트의 공식 집계의 20%에 해당하며 어떤 서구 언론도 보도하지 않았던 살해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라크 사망자수는 이라크바디카운트의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2006년 연구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전쟁의 결과로서 654,965명의 과도한 이라크인의 죽음”이 있었다. 이라크인의 사망률은 발포에 의한 것의 두 배 이상으로 의약품과 깨끗한 물의 부족 때문이다. 2008년 영국의 여론조사기관의 분석에서는 “백만 명 이상의 이라크 시민들이 2003년 시작된 분쟁의 결과로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전기는 여전히 들어오지 않는다

13년의 폭격과 경제제재는 한때 부유한 국가였던 이라크의 사회기반시설과 기본 서비스를 망가뜨렸다. 그리고 나서 2003년의 침공이 있었고, 침공은 전기발전소, 하수 시설, 수도시설, 병원 등을 파괴했다. 8년이 지난 후 이라크인의 생활 조건은 사담 후세인 때보다 악화됐다. 이라크는 계속되는 전기, 물, 의료, 안전의 결핍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라크인들은 묻는다. 왜 세계 최강국이 침공을 하고 수십억 달러를 재건에 썼다고 하는데도 자신들이 암흑 속에서 여전히 살고 있는지를 묻는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2003년 이후 “4백7십만 이상의 이라크인이 고향에서 도망쳐야 했고, 인도주의적 보호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이것은 “해방된” 국가에서는 인정될 수 없는 삶이다. 대략 1백5십만 명이 이라크의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고, 많은 이라크인이 이란과 요르단, 시리아로 피난했다. 하지만 유엔에 따르면 “이들 피난민들은 곤경에서 벗어날 어떤 해결책도 찾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수백만 명이 결코 귀환할 수 없을 것이다.

성매매로 내몰리다

특히 이라크의 여성은 침공과 점령의 충격을 받았다. 이라크 정부는 오늘날 이라크에 3백만에 이르는 과부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명예 살인, 강간과 납치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은 늘어나서, 많은 여성들은 집안에 머물 것을 강요당하고 고용과 교육 기회를 제한당하고 있다(프리덤 하우스 보고서). 이 보고서는 “불의와 무력함의 깊은 감정으로 인해 여성들은 유일한 탈출이 자살이라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웃 국가들로 피난한 많은 이라크 여성들은 아이들을 먹여 살릴 수가 없다. 간신히 연명하기 위해 13세 미만의 소녀들을 포함하여 수만 명의 여성들이 성매매로 내몰려왔고 특히 시리아에서 그렇다. 한 난민은 뉴욕 타임스에 말하길 “내가 보건대,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의 성산업에 종사하는 소녀들의 70~80%는 이라크인”이며 “그 소녀들이 이라크로 돌아간다면 살육당할 것이다. 이 일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 했다.

이라크 사회의 오염

미군은 열화우라늄, 핵연료에서 만들어지는 방사능 폐기물이 담긴 수천 개의 폭탄을 이라크 전역에 투하했다. 충격에 의한 점화능력과 밀도로 인해 군부가 높이 평가하는 열화우라늄탄은 투하된 이후에도 수년간 살해를 계속한다. 이라크의 다른 어떤 곳보다도 더 폭격을 맞은 팔루자에서 영국의 연구자들은 유아사망률과 암 발생률의 엄청난 증가를 밝혀냈다.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암 비율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의 생존자들에게서 보고된 것”을 초과한다. 암 유행에 직면한 것은 팔루자만이 아니다. 알자지라의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중앙의 바빌에서는 암이 2004년 5백 건에서 2008년 7천 건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공중보건저널에서 작년에 발행한 연구에 따르면, 바스라에서는 지난 15년간 아동백혈병이 두배 이상이 됐다.

한명의 실력자를 다른 이로 교환하다

사담후세인은 악인이었다. 1980년 이란 침공을 포함한 그의 최악의 범죄들은 미국 정부가 그를 뒷받침하고 있을 때 저질러졌다. 미국 정부는 후세인이 이란인을 살육할 때와 마찬가지로 후세인의 고문과 비사법살인 성향을 잘 알고 있었고 묵인했다. 이제 미국이 후원하는 후세인의 계승자, 누리 알 말리키 수상은 그의 통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살해하고 있다. 그가 하지 않은 것은 또다른, 아직 해방되지 않은 “악의 축”의 구성원을 공격하지 않은 것뿐이다.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미국이 후견하는 실력자들을 무너뜨린 대중 행동에 고무받아, 수천의 이라크인이 알 말리키 정부에 저항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으나 실탄으로 환영받았을 뿐이었다. 2월 27일, 14살 소년을 포함해 29명 이상의 시위자들이 말리키가 운영하는 보안대에게 총을 맞아 쓰러졌다. 바그다드의 4명의 언론인들은 자신들이 수백 명의 시위자들과 함께 불충분하게 친정부적이란 이유로 “눈이 가려지고, 수갑이 채워지고, 맞고, 처형의 위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말리키가 정치적 반대자들을 고문하고 살해하기 위해 정부의 힘과 시아파 암살대를 이용해왔다는 증거를 위키리스크는 더 폭로했다.

새로운 이라크에서의 삶은 사담 후세인 치하의 삶과 전혀 크게 다르지 않다. 북 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저항에 비춰볼 때, 개혁을 증진하는 데 있어서 침공과 외국 군대의 점령은 비폭력 저항만큼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알카에다 모집 광고

이라크 전쟁이 인도주의적 사명으로 완벽하게 선전되지 않자, 부시 행정부는 가짜 탄저균 물병과 이라크와 알카에다의 연계에 대한 꾸며낸 이야기로 미국 대중을 겁주면서 이라크 전쟁을 9․11 테러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미 정보국은 침공 이후 한 당국자의 말에서 “이라크 전쟁은 전반적으로 테러리즘 문제를 악화시켰다”고 인정했다. 정말로, 부시 행정부와 이라크 사회를 파괴한 외국군대를 제공한 동맹국들의 이미지보다 더 테러리스트를 모집하기에 좋은 광고는 없을 것이다. 확신에 찬 헌신적인 적을 만들어내는데 있어서 누군가의 가족을 죽이는 것, 또는 아부 그라이브의 사례에서처럼 무고한 사랑하는 이를 모욕하고 고문하여 죽음에 이르게 만든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전쟁 범죄자들에 대한 보상

과거의 모든 합리화를 일단 당신이 받아들이면 이라크 침공은 다른 어떤 전쟁과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젊은 남녀들에게 살인이 도덕적으로 수용할만하다고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걸 필요로 했다. 그리고 하디타에서의 이십여 명 이라크 시민에 대한 학살로 인해 촉발된 2007년 군대의 조사는 마찬가지의 말을 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 조사를 위한 인터뷰 중에 지휘계통이 전체적으로 취한 말은 이라크 시민의 생명이 미국인의 생명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이라크인의 죽음은 단지 사업비용이며, 무슨 일이 벌어지든 간에 해병대는 ‘임무를 완수’할 필요가 있다.”고 썼다.

사람은 대체로 다른 인간을 살해하길 원치 않는다. 적을 비인간화하고 살해가 괜찮을 뿐 아니라 정당하다고 생각할 조건이 돼야만 한다. 기본 훈련은 국익을 위해(아니 오히려 그 지배자들을 위해) “타인”과 공감하는 한 사람의 능력을 파괴하는 것과 관련된다. 하지만 공감 능력은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갑자기 재출현하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귀환한 군인들이 저지르는 가정폭력이 놀랍게 벌어지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이라크 침공과 점령은 귀환한 군인들이 경찰 공무원으로 남편으로 작업감독으로 아버지로서 살아가는 삶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 폭력이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용납할 만한 수단이라는 교훈은 쉽게 잊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폭력은 부대에서만 정당화되고 있는 게 아니다. 이 나라를 불법적인 침략전쟁으로 몰고 간 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서도 정당화되고 있다. 조지 부시, 딕 체니, 도날드 럼스펠드, 곤돌레자 라이스, 칼 로브 등 전쟁 범죄자들은 모두 성공적인 책 출판 투어와 굉장한 강연료를 즐기고 있는 반면 전쟁 범죄를 폭로한 혐의로 브래들리 매닝(미군으로 위키리스크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 관련된 정보를 넘긴 혐의로 체포)은 고문 받으며 투옥돼있다.

여기에는 우리의 정부 시스템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 교훈이 있다. 이 교훈이 제시하는 것은 우리의 정치 체제가 미래에도 선택된 전쟁으로 우리를 계속 끌고 갈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싸우지 않거나 또는 전투결과의 대가를 치를 것이다.

이 부끄러운 이라크 8주년 기념일에,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 철군을 약속했음에도 미군이 여전히 거기 있음을 잊지 말자. 영구 주둔을 그리 민감한 것으로 암시하지 않는 장군들과 더불어 5만 군대와 수천의 사설 용병과 수십 개의 군사기지가 여전히 거기 있다.

우리는 군사기지를 닫고 군대를 철수할 것을 대통령에게 요구해야만 한다. 우리는 군대를 보낸 책임 있는 자들을 기소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 정부가 만든 불행에 대해 이라크 인민에게 사죄해야만 한다. 전쟁의 피해는 저질러졌다. 하지만 미국은 떠남으로써 이라크에 대한 보상을 시작해야만 한다.

 

<인권오름 제 243호 2011년 03월 23일 류은숙(인권연구소'창' 연구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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